파괴력 커진 北 6차 핵실험…금융시장 충격도 커질까
[과거 북한사태 관련 금융‧외환시장 변화 살펴보니…대체로 발생 후 3일 이내 진정세, 2011년 김정일 사망시 단기충격 가장 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금융경제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참석했다. 김 부총리가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이번 핵실험은 과거와 달리 폭발 방식이 수소폭탄 형태이며 파괴력도 1년 전 5차 핵실험의 5~10배 이상으로 추정돼 시장에 미칠 파급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안팎에선 이번 6차 핵실험은 과거와 달리 시장에 미칠 충격이 크고 오래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차관급 회의인 거시금융경제회의를 격상시켜 직접 주재하고 통화‧금융정책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북한 관련 사태가 발생할 경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표현을 주로 썼다. 과거 북한 사태가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충격이 단기간에 그쳐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주요 북한 사태 관련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추이를 점검한 결과 대체로 3영업일 정도 국내외 환율, 증시, 채권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이 발생한 당일 국내 증시에 가장 충격을 준 사건은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사망이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3.4% 급락했다. 이와 함께 2006년 10월 9일 북한 1차 핵실험(-2.4%), 2015년 8월 21일 서부전선 포격(-2.0%) 사건도 주식 시장에 큰 악재였다.
북한 리스크는 환율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발생 당일 국내 외환시장에 가장 큰 충격은 1차 핵실험으로 하루 만에 원화 가치가 1.5% 떨어졌다. 또한 김정일 사망(-1.4%), 2011년 11월 21일 연평도 포격 사건(-1.0%), 서부전선 포격(-0.8%),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0.8%) 발생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평소보다 많이 올랐다.
반면 2009년 4월 5일 2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일에는 원화가 달러화 대비 2.4% 절상됐고, 2012년 4월 13일 3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0.5% 하락했다.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당일에도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0.4% 상승했다.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밝힌지 하루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0.08p(1.73%) 내린 2,316.89로 시작했다. /사진제공=뉴스1
북한 리스크는 채권시장에서는 대체로 금리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6년 7월 5일 1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3거래일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1차 핵실험(-4bp), 김정일 사망(-2bp), 2012년 4월 13일 3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4bp),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3bp),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2bp)에도 사건 발생 이후 3거래일간 시장금리가 떨어졌다.
반면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에는 각각 3거래일간 5bp, 3bp 올라 대비됐다.
다만 채권시장은 북한 리스크 자체보다는 미국, 유럽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시장이 예상치 못한 이벤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게 중론이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해 9월 9일 국내 증시는 1.25%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0.5% 절하됐다.
한은은 이번 사태가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이 미칠 영향이 어느 때보다 클 가능성에 주목한다. 한은은 이날 오전 윤면식 부총재 주재 긴급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 북한 6차 핵실험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의 도발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6차 핵실험 직후 열린 4일 오전 국내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74% 떨어진 2316.89에 개장해 10시30분 현재 낙폭을 줄여 0.7% 떨어진 상태서 거래 중이며,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2원 오른 1129원에 출발해 10시36분 현재 1131.9원으로 상승세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거시금융경제회의에서 "당분간 매일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 개최해 경제상황 전반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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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