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대표 "이윤택에 사과요구했었다…대응은 못해"

머니투데이 / 이경은 기자

2018-02-19 16:57:20

[19일 이윤택 공개사과·연희단거리패 해체 결정…연극계 단체들, 잇따라 제명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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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극단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이윤택 연출을 둘러싼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노력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극단을 해체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뉴스1

연출가 이윤택씨(66)를 둘러싼 성추행·성폭행 의혹이 확대되면서 이씨가 예술감독으로 있던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해체를 결정했다.

김소희 극단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19일 종로구에 위치한 30스튜디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노력한다고 풀릴 만큼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해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윤택으로부터) 문제해결 약속을 받아내고 시간이 지나고 이런 식이 반복됐다”며 “선생님(이윤택)은 연극할 때 이익과 상관없이 그 존재를 위해 다 던질 수 있는 분이어서, 그 문제만 고치면 극단이 이상적인 곳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후배 단원들에게 안마와 발성연습을 명목으로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저도 안마를 요구받아 한 적이 있지만 다리 안쪽을 요구하셔서 못하겠다고 말씀드렸고, 강제라는 인식을 받지 못했다”며 “선생님께서 터치에 대해 별로 경각이 없으셔서 4~5년 전 두 차례 사과를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안마를 한다.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남녀가 같이 가서 한다”며 “옛날엔 안마라는 게 저희한텐 선생님을 주무시게 하는, 당연한 걸로 느껴졌다. 선생님이고, 그 잘못을 우리가 어떻게 떠들겠는가”라고 했다. 4년 전쯤 극단 내에서 신고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논의 후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어떤 존재를 빛나게 해주려는, 어떤 존재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진심이 있었다"고 했다.

이씨가 앞선 기자회견에서 성폭행 의혹을 부인한데 대해서는 "저희가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연희단거리패 측은 법적 절차와 별개로 내부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피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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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출가 이윤택씨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추행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며 주장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한편 이날 이씨의 입장 발표 후 연극 단체들은 잇달아 이씨에 대한 퇴출 조치를 내렸다.

서울연극협회는 "긴급이사회에서 이윤택 회원의성폭력 사실을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정의하고 정관에 따라 최고 징계조치인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도 이씨를 영구제명 하기로 하고 "이번 사태가 표면화되기 오래 전부터 여러 피해자들이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음에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았던 점, 연극계 부당한 권력과 잘못된 문화가 존재하도록 방치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씨와 연희단거리패는 이날 사단법인 아시테지(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에서도 자격을 박탈당했다. 아시테지 한국본부는 성명을 통해 "그(이윤택)가 연출한 몇몇 아동극을 지지한 사실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비판하며 가마골 극장과 가마골 극장이 운영해 온 부산 기장의 아동청소년극 전용극장인 안데르센극장의 폐쇄를 촉구했다.

한국여성연극협회도 이씨의 연극계 영구 제명·이씨가 그동안 수상한 모든 상의 취소·진정성 있는 참회와 사과·사법 절차 병행 등을 요구했다.



이경은 기자 k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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